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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칼럼] 창조경제 활짝 꽃 피우려면

[매일경제] 인사이드칼럼 2013.03.12

우리 경제는 패러다임이 바뀌는 길목에 서 있다. 

지식경제 시대를 넘어 창조적 혁신을 바탕으로 하는 창조경제를 앞두고 있다. 

새 정부는 시대 변화를 주도하고 세계적 경제난을 돌파하겠다며 `일자리 중심 창조경제`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을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 눈에 띈다. 

새 정부의 창조경제 구현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창의성과 혁신에 의한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경제 생태계에 대변환을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 편입된 대기업들이 외국에서 제품을 생산ㆍ판매하는 운영체제로는 더 이상 국내 고용 증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전적인 연구벤처 창업과 선진 제조업을 육성하는 일이 절실하다. 

최근 10여 년간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정보기술혁명으로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을 수반하지 않은 채 고도성장을 이룩했다. 

지금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이끌 새로운 과학기술 혁명이 요구되며 어느 분야에서 미래의 `창조적 파괴`가 이루어질지 불투명한 시점이다. 현재 인류가 누리는 혁신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서 태어났다. 애플, 구글, 인텔 등을 통해 혁신의 창조적 파괴력을 보여주었던 기업 혁신의 비밀도 오픈 이노베이션에 있다. 기업과 정부, 대학, 연구벤처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개방과 협력에 의한 혁신의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우리도 도전적인 연구벤처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아야 한다. 우리는 우수한 청년 인재가 많고 지식과 기술 역시 활용도가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하드웨어와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어 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 속의 연구벤처에 희망을 걸 수 있다고 본다. 

연구벤처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이 확산되면 조직 비대화 없이 R&D 투자 효율을 높이려는 대기업에서 우선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과학기술을 국가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정부도 국방과 보건복지, 우주개발과 에너지 부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제를 맡김으로써 R&D의 순환과 연대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으로 혁신연구벤처 분야에서 일자리 5만개를 창출하고 기술혁신에 불을 붙여 우리 경제의 창조적 파괴를 이끌어야 한다. 

중소 제조업을 부활시키는 과제 역시 서둘러 착수해야 한다. IT기술과 디지털 혁명을 바탕으로 제3차 제조업 혁명이 일어나고 경제 도약의 축으로 떠오르면서 대부분 선진국들은 선진 제조업 부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제조업 살리기 정책 일환으로 아웃소싱했던 제조업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이 활발하다. 오바마 정부는 예산 4500억달러를 투입하고 임기 중 제조업에서 일자리 100만개 창출을 선언했다. GE와 GM, 애플 등 외국에 진출했던 글로벌 제조기업들도 속속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리쇼어링에 대한 우리 기업들 태도는 회의적이다. 기업이 외국으로 떠나는 주된 이유는 인건비를 포함한 제조 비용 절감에 있다. 삼성 무선기기는 베트남에서 1억5000만대를 생산하면 제조비용을 10억달러 줄일 수 있다. 기업으로서는 이 엄청난 비용 절감 메리트를 포기하기 어렵다. 

따라서 리쇼어링에 앞서 국내 고용유연성과 생산성이 담보되고, 공장 설립 규제, 적합업종 강제 같은 규제 완화와 함께 세제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 

우리 국외법인들이 현지에서 고용하는 인력만도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선진 제조업의 귀환과 중소 제조업 육성책을 통해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 20만개를 만드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박근혜노믹스 성패가 걸려 있는 미래창조과학부는 연구벤처와 선진 제조업의 고삐를 잘 붙잡고 두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 25만개 창출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실현해야 한다. 

[강태진 객원논설위원·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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