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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 전쟁 어떻게 대비하나

[매일경제] 2010.03.10

돈 되는 특허 확보해 미래시장 선점해야

특허 양보다 질이 중요…특허 유니버시아드 적극 지원할것

연구자에 합리적 보상해주고 지식재산 금융시스템 갖춰야

특허 인재양성에 주력…공대에 지식재산 강좌 더 늘릴것 

세계 경제가 지식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지식재산을 놓고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특허괴물(Patent Troll)의 소송으로 대표되는 특허 분쟁도 급증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사는 지식재산 전쟁에 대비한 해법을 찾기 위해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 공학한림원 회의실에서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윤종용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고정식 특허청장, 강태진 한국공과대학장협의회 회장 등 3명이 참석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지식재산 경쟁이 치열한데 우리나라 현주소는. 

▶윤종용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삼성이나 LG 등 일부 대기업은 수백 명의 특허전담 인력을 운영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으나 중소기업들은 지식재산 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있는 비율이 8% 정도로 매우 미약한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높은 R&&D 투자비용에 비해 핵심ㆍ원천ㆍ표준 특허 등 이른바 `돈이 되는 강한 특허`가 부족하다. 수조 원의 로열티가 외국 기업으로 빠져나가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2008년 31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강태진 한국공과대학장협의회장=미국, 일본, 중국 등은 이미 지식재산 전략을 국가적으로 채택했다. 미국은 1980년대 경쟁력 회복을 위해 친특허(Pro-Patent) 정책을 추진했다. 2008년 `지식재산을 위한 자원ㆍ조직의 우선화 법`을 제정하고, 백악관에 지식재산집행조정관을 설치했다. 일본은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지식재산입국을 천명했고 중국은 지난해 3월 원자바오 총리가 제1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지식재산 전략을 과학기술, 인적자원전략과 함께 국가발전 3대 전략으로 공표했다. 우리 정부의 적극적 대응이 절실하다. 

-국가 차원의 전략적 시스템을 갖춰야 하지 않겠나. 

▶고정식 특허청장=2009년 3월 산업계, 과학기술계 등 18개 단체가 참여해 `21세기 지식재산 비전과 실행전략`을 수립ㆍ제시하고 `지식재산 강국 추진협의회`를 구성했다. 특히 올해 안으로 지식재산기본법 제정이 추진되고 이에 따라 국가 지식재산기본 계획안 수립과 범국가적인 지재권 총괄기구인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설치될 예정이다. 

▶윤 회장=일본의 경험을 보면 2002년 지식재산전략본부를 설치한 이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특허전략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공학한림원도 내부 지식재산위원회를 통해 지식재산 정책을 지속해서 발굴해 제시하도록 하겠다. 

▶강 회장=연구자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작년 미국의 특허괴물 IV(Intellectual Ventures)가 우리나라의 주요 대학에서 아이디어를 매입해 논란이 됐다. 대학이나 주요 연구소 연구자들의 노력에 대해 우리 사회가 지급하는 대가가 너무 작고, 연구결과를 정당한 대가를 받고 팔 수 있는 시스템이 미약하다. 국내 자본을 통해 시장에서 대학이나 연구소의 우수 아이디어나 특허를 합리적인 가격에 매입하고 부가가치를 높여 수익을 창출하는 지식재산 금융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특허청과 지식경제부에서 추진하는 한국형 창의자본(ICㆍInvention Capital)이 민간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산업계에서도 돈 되는 특허를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윤 회장=특허는 양만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관리비만 들어간다.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표준이 될 수 있는 특허를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자, LG전자가 공동 제안한 북미식 모바일 디지털 TV 기술이 지난해 10월 북미 디지털 방송 표준화 기구 표준으로 확정됨으로써 2012년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 1억6000만대 판매에 따른 특허료 수익이 예상된다. 올 2월 지재권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국립암센터, 조폐공사 등 산ㆍ학ㆍ연 대표 118개 기관이 `최강 지재권 포트폴리오 갖기 운동` 선언식을 개최했다. 특허경영이 주요 기업의 핵심 경영방침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지식재산은 결국 인재가 뒷받침돼야 하지 않나. 

▶강 회장=발명을 특허로 연결하고, 활용할 줄 아는 엔지니어 양성이 중요하다. 전국 공과대학(원)생 중 특허교육 이수생은 약 2%에 불과하고 실용 교육도 미흡하다. 한국공과대학장협의회에서는 공대 학생들에게 특허교육을 확대하기 위해 특허청과 협의하여 지난해 11월 `대학발명특허교육 추진단`을 구성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윤 회장=대학에 실용적 특허교육을 주문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특허에 강한 엔지니어를 양성하려고 공학한림원은 2008년부터 특허청과 함께 `캠퍼스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를 개최하고 있다. 기업이 직접 문제 출제 및 심사를 하고, 대학(원)생이 지도교수와 미래 특허획득 전략을 제시하는 산학협력 프로젝트인데 지난해 대학에서 2700여 팀이 참가하는 등 반응이 매우 좋다. 

▶고 청장=지난해 특허 유니버시아드 심사에 참가한 기업 CEO들이 학생들 답안을 높이 평가했고 일부 기업은 학생들의 답안에서 새 사업 아이템을 얻었다고 한다. 공과대학의 지식재산 강좌 확대는 공대학장협의회와 협력해 확대해 나갈 것이다. 특허청은 KAIST, 포스텍과 공동으로 발명영재를 발굴해 한국의 신성장산업을 이끌 지식재산 기반 영재 기업인을 육성하고 있다. 

-특허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위한 사법제도 정립 방안은. 

▶윤 회장=특허 분쟁은 소송결과에 관계없이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므로 소송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강 회장=특허소송 전문법원인 특허법원과 산업재산권 전문가인 변리사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또 특허소송 관할을 일원화해야 한다. 

[사회=홍기영 과학기술부장 / 정리 = 심시보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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