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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실패 딛고 내년 5월 성공을 기약하자

[매일경제] 사설 2009.08.26

정부는 나로호의 정상궤도 진입 실패 원인이 페어링 분리 이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위성보다 4배 무거운 페어링 한쪽이 분리되지 않으면서 위성은 정상 공전궤도 진입에 필요한 속도인 초속 8.0㎞에 못 미치는 초속 6.4㎞의 속도밖에 내지 못한 결과 지구로 떨어지다 대기권에서 소멸됐다는 것이다. 

발사체 비행 실패 원인 가운데 추진시스템 관련 문제(66.2%)가 가장 크다. 1, 2단 및 페어링 분리 메커니즘도 전체 실패 원인의 12.6%를 차지한다고 하나, 나로호는 성공적으로 발사되었고 1단과 2단 분리, 위성 분리 단계 또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첫 발사다. 

정상궤도 진입 실패 원인이 밝혀진 시점에서 할 일은 페어링 한쪽의 분리 실패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일 것이다. 한ㆍ러 공동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밀한 검증을 통해 페어링 재료의 선택, 탈착 메커니즘이나 시스템 자체에 이상이 있었는지를 밝혀 내년 5월로 계획된 나로호의 재발사 땐 꼭 성공해야 할 것이다. 

로켓 발사 기술은 발사대, 발사체와 탑재체(인공위성)의 3요소로 이루어지며 우리는 이번 나로호 사업을 통해 이러한 3요소의 시스템 통합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페어링은 한국 측이 담당하여 국내 기술진이 개발했다. 이러한 이유로 2~3차 발사를 앞두고 총괄적인 기술지원을 하는 러시아 측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기술자립을 하지 않고는 우주강국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이후 불과 17년 남짓한 기간에 우주기술 개발에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과학위성인 우리별 위성과 통신위성인 무궁화 위성, 지구관측 위성인 아리랑 위성, KSR-3 과학액체로켓 개발, 그리고 이번의 나로호 발사에 이르기까지 열악한 환경 가운데 참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는 우리 과학기술인들의 실로 대단한 업적이며, 이를 발판으로 앞으로 독자적 우주개발 기술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에 소실된 것으로 알려진 과학기술위성 2호는 99㎏의 마이크로 인공위성으로 그 상업적 가치가 그다지 크지 않다. 위성 개발의 비용 손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위성 자체에 집착하여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번 나로호 발사가 비록 100%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99%까지는 근접했다는 데 의미를 두어야 한다. 이번 발사를 통해 축적한 귀중한 경험을 토대로 첨단 우주개발 기술을 완벽히 습득하여 성공적인 재발사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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